[반부패 기업 제재 사례] 미국 소매유통업체 월마트 (WALMART)

 In 반부패∙윤리경영 관련 동향

연기금,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기관 투자자는 최종수익자의 이익을 해하지 않도록 투자기업을 감시하고 경영 성과 및 활동을 검토한다. 지난 투자동향 (1)~(3)편의 사례에서 살펴보았듯 최근 연기금 등의 기관 투자자들은 ESG를 중심으로 한 투자와 투자기업에 대한 주주개입 및 주주권 행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주주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는 경영투명성이나 부실 책임 관련 이슈 등이 발생했을 시에는 대화 등의 주주개입 방식으로 기업에 직접 관여하여 조정과 해결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한편 주주권 행사의 한 유형인 주주대표소송(derivative lawsuit)은 투자대상기업의 이사, 감사, 발기인 혹은 청산인과 같이 특정 책임을 지닌 자가 의무를 위반하여 기업에 손해를 끼친 혐의가 있을 시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제기할 수 있는 소송이다.  

기업의 부패 이슈의 경우 대부분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공론화와 동시에 기업의 평판과 주가는 심각한 타격을 받곤 한다. 따라서 주주들은 부패 행위가 발생하면 집단소송(class action)을 제기해 기업에 직접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이사 등의 기업 운영 책임자에 기업을 대신해 대표소송(derivative action)을 제기하는 등의 방식으로 주주가치 훼손에 대응해왔다.

이번 투자동향 편에서는 중대한 기업 부패 혐의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법적 조치와 관련하여 2012년 월마트의 뇌물공여 혐의와 이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대표소송, 집단소송 사례를 소개한다.

 

월마트 뇌물수수 혐의

2012년 4월 21일, 뉴욕타임즈는 월마트의 멕시코 지부의 고위 경영진들이 영업장 확대를 위해 현지 공무원에 2천400만달러에 달하는 뇌물을 지급하여 멕시코 내 월마트 영업장 19곳의 설치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기사에는 월마트 소속 변호사가 지난 2005년 뇌물을 공여한 사실을 내부고발했으나 사측이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고 묵인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혐의는 월마트 이사, 경영자 등 임원진이 윤리적인 기업 운영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시사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가능성이 있어 월마트 브라질, 중국, 인도 등의 지사에 대한 미 법무부의 대대적인 조사가 시작되었다.

뉴욕타임즈의 폭로 이후 월마트의 주가는 급락했다. 월마트의 주가는 보도 당일에는 4.66% 하락한데 이어 다음날에도 3% 가까이 하락하면서 이틀간 200억 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참고: 뉴욕타임즈, 프레시안 기사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의 대표소송

월마트의 부패 혐의가 보도되자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공적 연금이자 2012년 5월 1일 기준 월마트 주식을 530백만 주(3억1,350만달러 이상) 소유했던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이하 CalSTRS)은 월마트의 등기부상 법인 주소가 등록되어 있는 미국 델라웨어 주 형평법 법원(Court of Chancery)에 월마트 본사의 전-현직 이사들과 경영진을 대상으로 대표소송을 제기하고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본 보도자료에서 CalSTRS 의 CEO Jack Ehnes는 “대표소송을 통해 월마트의 경영진과 이사들의 위법 행위(misconduct) 혐의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해결하고자 한다”며 “CalSTRS 역사상 처음인 본 행동의 초점은 유사한 위법 행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라고 대표소송의 취지를 설명했다.

CalSTRS가 제시한 본 대표소송의 배경에는 △내부조사를 통해 드러난 뇌물공여 혐의를 은폐함으로써 월마트의 이사진이 윤리강령과 신의성실의무(fiduciary duty)를 위반한 것  △당국의 규제 조치와 조사 및 FCPA 에 따른 잠재적 책임 및 민사 소송 가능성으로 인한 기업 평판 손상 위험이 발생한 것 등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즈가 월마트에 2011년 12월 뇌물 혐의에 대해 대화를 시도했을 당시 두 임원이 기회주의 주식 거래(opportunistic stock trade)에 가담한 사실도 대표소송의 배경이었다.

2016년 5월 13일 델라웨어 법원이 ‘주주가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기업에  반드시 공식적 요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사 소송을 기각한 아칸소 법원의 선례에 따른다’며 원고가 대표소송 전에 월마트에 기록과 문서 등을 충분히 요구하지 않았다고 판결하며 대표소송은 기각으로 일단락됐다. CalSTRS은 이와 같은 판결에 대해 월마트의 지배구조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월마트의 이사회가 충분한 독립성과 감독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판결과는 별도로 부패 사건 은폐에 가담한 임원에 조치를 취하도록 이사회에 공식적인 요청을 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참고:

CalSTRS.com, “CalSTRS Files Suit Against Wal-mart Officials” (2012. 5. 4). 

CalSTRS.com, “CalSTRS Statement on Delaware Court Ruling on Wal-mart Derivative Suit” (2016. 5. 13). 

 

폰티악연금공단의 집단소송

월마트의 뇌물 혐의는 기관투자자의 집단소송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2012년 미국 미시간 주 폰티악市 퇴직연금공단은 월마트가 내부 부패와 관련한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보고서에서 허위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며 월마트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2012년 폰티악 연금공단의 소송 제기 후 약 7년간 조사가 이어졌으며 마침내 2019년 4월, 월마트 본부는 폰티악 연금공단에 1억6천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월마트 대 폰티악 연금공단 사례는 기업의 부패 혐의가 주주의 집단소송으로 이어지고, 혐의가 인정되며 기업의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지게 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폰티악 연금공단과의 합의에 이어 2019년 6월에는 월마트가 FCPA 위반 혐의에 대해 미 법무부와 불기소합의를 위해 1억380만달러를 납부하고 증권거래위원회에는 이익환수금 1억447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하였다. 월마트-법무부의 합의안에는 2년간의 반부패 준수 프로그램 시행 조건도 포함되었다.

 

월마트의 사례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기업의 부패 행위와 이에 대한 적절치 않은 조치는 곧 막대한 벌금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금까지 발생하는 법적 책임과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최근 들어 유럽, 일본, 한국의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며 반부패를 포함한 기업의 ESG 관련 활동 및 성과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은 부패 행위가 기업 평판 및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바르게 이해하고 부패를 방지 및 관리-감독하기 위한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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